성실한 천마기사 퓨리 [퓨리/세티/피요름/실비아]
C
[세티]
어머님! 어머님이시군요…!
[퓨리]
어머님? 어라? 누구를 말하는 거지? 여기엔 나밖에 없는 것 같은데….
[세티]
네. 이 세계에서 어머님을 뵐 줄이야… 저는 세티, 당신의 아들입니다.
[퓨리]
자, 잠깐만요! 제!? 제 아이요…!?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!?
게다가 당신, 방금 자기 이름을 세티라고 불렀죠?
[세티]
네…. 제 이름은 세티입니다. 부모님께 받은 자랑스러운 이름이에요.
[퓨리]
마, 만약 제가 당신의 어머니라고 하더라도 바람의 성전사와 같은 이름을 붙이다니 이 무슨 황송한…….
헉…! 제 아들이라는 건 아, 아버지도… 조, 존재하고 있는 거군요!?
[세티]
예. 아버지의 성함은….
[퓨리]
자, 잠깐만! 아, 안 돼, 안 돼요! 말해서는 안 돼요! 그걸 들으면 안 될 것 같아요!
[세티]
저, 저기, 어머님. 진정하시고….
[퓨리]
갑자기 자신의 아들이라고 자칭하는 영웅을 만나고선 진정하고 있을 순 없어요! 시, 실례합니다!
B
[피요름]
네…? 퓨리 씨의 아들이라고 하는 영웅을 만난 건가요?
[퓨리]
맞아요…. 놀라서 심장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어요.
제, 제겐 그… 아직 결정된 사람도 없는데… 아들을 만나 버리다니….
[피요름]
이 세계에는 여러 가지 이계… 다양한 시대에서 영웅이 소환돼요.
자신의 부모의 젊은 시절을 만난다던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만나는… 이런 일도 자주 있는 것 같아요.
[퓨리]
그렇군요….
앗…! 혹시 피요름 왕녀님의 자제분이나 따님분도 바이스 브레이브에 계신다던가?
[피요름]
저, 저의, 아, 아아, 아이…!?
…….
………….
[퓨리]
크, 큰일이야…! 피요름 왕녀님이 숨을 안 쉬고 계셔!?
[피요름]
…하아, 하아! 괘, 괜찮아요. 갑작스러운 질문에 깜짝 놀라서 숨이 멎어버렸어요.
[퓨리]
이해해주셨나요? 그 정도의 충격이에요….
[피요름]
이리스 성왕국이나 백야왕국, 그리고 암야왕국 분들은 원래 세계에서도 자신의 아이와 만나셨다고 하셨는데…
자신의 처지로 바꿔서 생각하면 그 충격은 역시 큰 거겠죠.
[퓨리]
만약, 세티가 정말 제 아들이라면 도대체 아버지는 누구인지….
궁금하기도 하지만 알아버린다면 자신의 운명이 정해질까 봐 두려워요.
죄송해요, 피요름 왕녀님. 이런 걸 상담해버려서….
[피요름]
아, 아뇨. 저야말로 힘이 되지 못해서…. 이런 쪽의 화제에는 생소하기 때문에….
아버지인가요. 확실히 궁금하네요. 지금 퓨리 씨가 아시는 분일까요?
[퓨리]
아악! 아, 안 돼요! 그 생각만 해도 창을 쥔 손에서 힘이 빠져버려요!!
제, 제겐 시레지아를 지키고 라나님을 지탱한다는 사명이… 아, 아이는 아직 너무 일러요!
[피요름]
퓨리 씨, 일단 이 홍차를 마시고 진정하세요!
[퓨리]
며, 면목 없네요, 으으….
싸움엔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걸로 마냐 언니께 걱정을 끼칠 수는 없어요.
으으… 마음이 자꾸만 흐트러져서 이대로는 옛날의 울보 퓨리로 돌아가 버릴 것 같아요….
[피요름]
퓨리 씨….
특무기관에는 다양한 영웅이 있어요. 이런 고민을 상담해 주실 분도 있을지도 몰라요.
[퓨리]
이런 고민…인가요? 맞아요, 한 사람…있었어요! 그녀도 이 땅에 소환되었을 거예요.
무희 실비아…. 그녀라면 제 이야기를 들어줄지도 몰라요!
A
[실비아]
어째서 내가 네 상담에 어울려주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!
나, 레빈이랑 사귀어 볼까 하고 너에게 이야기했을 때 '기품이 없으면 안 돼'라고 했었다구!
[퓨리]
아, 아니, 그게… 저건… 그만 불쑥 나온 말이라….
[실비아]
흥. 평소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저런 말은 안 나와. 실례하겠어!
[퓨리]
저, 정말 미안해…. 하지만, 이런 걸 상의할 수 있는 건 너밖에 없어.
[실비아]
차라리 세티한테 물어보면 되잖아. ‘당신의 아버지의 이름을 알려줘’라고. 그것만으로 후련해질 거야.
[퓨리]
그, 그게 안 되니까 이렇게 상담하고 있다구!
[실비아]
무서운 거구나. 세티의 입에서 네가 생각하고 있는 사람과는 다른 이름이 나오는 게.
[퓨리]
……. 그래…. 그 말대로야.
윽, 흐윽… 미안해. 너 말고는 생각이 안 나서….
너도… 힘들어할지도… 모르는데….
[실비아]
…….
S
[실비아]
……. 있잖아. 아버지가 누구인지 별로 신경 안 써도 되지 않아?
[퓨리]
뭐? 시,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니 그건… 무슨….
[실비아]
바이스 브레이브에 있는 세티가 당신과 같은 세계에서 왔다곤 할 순 없을 거야.
너와는 다른 세계의 영웅일지도 몰라…. 몇 가지고 존재하는 미래… 그 가능성의 하나라는 거야.
[퓨리]
가능성 중… 한 가지….
[실비아]
됐어? 그러니까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다는 거지.
바이스 브레이브에 있는 세티가, 너와… 레빈의 아들이었다손 치더라도….
나는 절대로 레빈을 포기하지 않아. 왜냐하면 내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으니까!
[퓨리]
……. 고마워, 실비아. 덕분에 마음이 좀 편해졌어.
세티에게 아버지가 누구인지 물어보진 않겠어.
앞으로 내가 누구를 사랑하고 누구에게 마음을 전할지는 나 자신이 결정할 거야.
바라는 미래로 가기 위해서라도… 내 마음을 믿어볼게.